취업준비 메모들

[회고록] 퇴사, 그리고 1년간의 이직 준비

Emil :) 2023. 5.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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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Notion에서 작성 후 재편집한 포스트입니다.


서론


23년 5월 12일부로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어쩌고 저쩌고

20년 7월을 시작으로 약 2년 10개월간 몸담았던 회사였는데, 딱히 트러블도 없었고 무난하게 흘러가서 시원섭섭한 감정이다.
사실 막 남들 퇴사하는 것처럼 신나고 후련하고 그러지가 않다. 이직에 성공한게 아니다보니, 그저 해야할 일의 연장선이라고만 느껴질 뿐.
이직 준비를 시작한지 약 1년정도 되어가는데, 퇴사 겸 나를 되돌아보는 느낌으로 작성해보려고 한다.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


반복적, 단순 업무로 인한 성장 기회의 부재

이직을 하고자 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다.
이건 많은 주니어 개발자들이 느끼는 문제점인데, SI/SM 회사를 많이 선호하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운영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운영 일정에 맞춰서 개발해야 하고, 데이터 추출과 같은 '운영'에 초점을 둔 업무를 주로 진행하다보니, 기술적인 도전이라던가, 개발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사내 프로젝트도 별로 진행을 안했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현업(이라 쓰고 갑이라 읽는다.)에서 요청이 들어오니 해야 하는 업무지만..정말 지루하다.

이런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서 회사에서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작업은 자진해서 자원하곤 했지만, 이마저도 특별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던가, 코드를 새로 짜야되는 프로젝트 형태가 아닌, 기존에 있는 기능 복붙...복붙...이었다.
주문/결제 프로세스를 '이해' 하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됐다. 하지만 새로 PG사를 연동한다던가, 없는 기능을 새로 만드는그런 작업이 아니다보니... 해당 작업에 대해서도 딱히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다.

물론 신기술 체득 같은 경우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업무적인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성장 또한 개발자 커리어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주인의식의 부재

내가 몸담고 있던 회사는 솔루션 운영 회사였다. 업계에선 나름 규모가 있고, 알아주는 회사였다.
개발된 솔루션을 가지고, 계약 맺은 쇼핑몰을 운영해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운영 업무를 위주로 하다보니.. 내가 학부생 때나 취준할 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꼈던 '개발자'로서의 열정과 감정은 생각보다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직접 서비스를 하는 회사도 아니다보니, 회사 자체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 높지 않았던 것도 한 몫 했다.

자기 회사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 뭐 얼마냐 있겠냐만은, 많은 개발자들이 '서비스 회사'를 가고 싶어하는 것은 '주인 의식'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출처 : https://slowalk.com/2466

어딜 가나 기획자와 개발자의 포지션은 존재하고, 서비스의 기능을 주도하는건 기획자지만, 서비스회사에서 개발자가 기획자와 일하는 것과, 협력사 입장에서 개발자로서 기획자와 일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앞서 말했듯, 자사 서비스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리고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하하호호 지내던 현업들이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면서 갑을관계가 형성되는 것도...(갑을 관계 맞긴하지만.) 굉장히 싫었다. 이건 그냥 태도의 문제인듯.

물론 내가 일했던 회사가 나쁜 회사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잡플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고, 실제로도 좋은 회사였다. 하지만 내가 일하고자 하는 직장의 가치관과는 다소 괴리가 있어서, 이 부분에서 항상 회의감을 느끼며 일했던 것 같다.

이직 활동의 시작과 그 과정


솔직히 말해서, 나는 남들이 소위 말하는 '취준'이라는 활동을 거의 겪지 않았다.
많은 개발자들이 준비하는 포트폴리오, CS공부, 알고리즘 코테 역량 강화 등등... 이러한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회사에 어쩌다 보니 운좋게 취업이 된 케이스였다.

어찌보면 20, 21년대는 개발자 취업의 황금기이기도 했고, 실제로 서비스 운영을 하는데 있어서 개발적인 지식은 그렇~~게까진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다녔던 회사는 졸업 후 첫 취업이었고, 첫 면접에 바로 합격해서 바로 회사에 출근했다. 취준이 3개월도 안됐으니, 어찌보면 그냥저냥 적당히 빨리 취업한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경력 점프로 더 좋은데 가면 되는거아녀?" 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괜히 첫 회사가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어딜 가던 '좋은 회사'를 가려면 그에 상응하는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실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좋은 회사에 가서 '물경력'이 아닌 '커리어'를 쌓아서 더 좋은 회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경력 점프의 예시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일했다. "내일채움공제 끝나고 이직준비하지 뭐" 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고, 때문에 회사 다니고 1년반..? 동안은 그저 회사 업무에만 충실하자 마인드로 회사 일에만 집중했고, 그 외의 시간엔 아무런 자기계발을 하지 않았다.
정말 어리석었고, 아까운 시간들이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남들 다 하던 코딩테스트 공부는 하지 않았어서 수 개월 동안 코딩테스트 공부만 하고, 서류 준비나 자소서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어 각종 서류 탈락과 코딩테스트 탈락을 수도없이 경험했다.

수많은 불합격의 향연

어찌보면 '첫 취준'이나 다름없었다. 이걸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 좋았겠지만, 어쩌겠는가, 시간은 이미 흘러갔는걸.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보통 이직은 길어야 1년이라는데, 나는 준비하다보니 1년이 넘어버렸다. 기초 베이스가 그만큼 없었다는 방증이겠지.

나는 욕심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성취하고 싶은 것들이 되게 많은데, 문제는 그걸 한번에 하려고 해서 문제였다.
당장 작년만 해도 내 목표들은 다음과 같았다.

  • 22년 안에 이직 성공하기 (실패)
  • 바디프로필 찍기 (성공)
  • 사이드 프로젝트 런칭하기 (실패)

당장 내 블로그 이름부터가 '선택과 집중' 인데.. 선택과 집중을 시행하지 않고 엄청난 병렬 실행을 진행시켜버렸다.
그 때 당시는 좀 미쳐있었던 것 같다.
평일은 매일 퇴근하고, 바디프로필을 찍기위한 운동을 2시간씩 하고, 새벽 3~4시까지 자소서를 쓰고, 이력서를 재정비하고, 코딩테스트 공부를 했다. 하지만 다이어트 때문에 적게 먹고 잠을 덜자고.. 사람은 배터리라 했던가... 약 6개월간 그렇게 생활하니 회사 업무를 포함한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겼고, 심지어는 건강까지 영향이 끼쳤다.

그걸 알게 된게 작년 말이었다. 마음이 급했던게 역효과가 났던 것 같다. 이력서와 자소서는 많이 개선됐지만, 코딩테스트 통과율은 여전히 부진했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팀원들이 회사다니느라 바빠서 공중분해 되어버렸다.
운동은 꾸준히 해서 그런가, 성공적으로 바디프로필은 마무리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 가치관 '선택과 집중' 을 다시 상기하자고..현 시점에서 가장 문제가 컸던 건 코딩테스트였기 때문에, 운동도 적당히 하고 다른거 없이 코딩테스트에 매진했다.
그러다 보니 면접도 가게 됐는데, 이번엔 또 면접에서 우당탕탕... 취업은 정말 힘든거구나.. 싶었다.
면접 준비도 하나도 안돼있던 상태에서 또 운좋게 NHN 클라우드의 면접기회가 생겼는데, 정말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잘 모르겠습니다.." 만 반복하다 나왔다.
물론 잘 모르겠으면 "혹시 힌트를 조금만 주실 수 있느냐", "잘 모르겠는데 제가 아는 선에서 답해도 되냐" 이런 식으로 면접을 이끌어 가야 하지만, 그 때는 그런 것도 몰랐고, 애초에 힌트를 들어도 알 만큼의 지식조차 없었기 때문에 와장창 박살이 났었다.

그래서 코딩테스트와 면접준비를 병행했다. 면접에 필요한 CS공부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핸드폰으로 공부하고, 그렇게 진행을 했다.
그러다보니 최근엔 서류 합격률도 많이 올라왔고, 코딩테스트도... 많이 통과하진 않지만 전보단 그래도 나아진 수준이다.
최근엔 11번가 최종 면접 탈을 했는데, 멘탈이 정말 많이 무너졌다. 확실히 취준은 멘탈 싸움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직에 성공하고 회사를 옮기는 것을 추천했지만, 나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 투자하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좀 더 취준에 집중하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마치며


블로그에 쓸까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쓰게 됐는데, 그래도 쓰다보니 뭔가 생각이 정리 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경제위기 때문에 확실히 채용 규모나 공고가 많이 줄어든게 보인다. 하지만 그런 상황속에서도 결국 누군가는 취업에 성공하고, 이직에 성공한다.

그런 외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취업과 이직에 성공하는 것이 실력자 아니겠는가.
개발자는 더욱이 실력 중시 직업이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 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 실력자가 되기 위해 매일 정진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자. 그리고 그런 실력자가 되도록 하자.
이 글을 보게될 (볼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다.) 취준생/이준생 들에게 밝은 미래와 높은 연봉(!)이 있길 바라며,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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